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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활동

 

2024.3.17. 시 암기 국어 및 국문학

8학년 김*연


봄 편지 (김경미)

어머니

쑥부쟁이 잔별처럼 웃네요

나는 지리멸렬 아낌없이 쏟아지는 봄볕에 달콤한 몸

살을 앓지요

낯익은 얼굴처럼 봄이 왔어요

분분한 꽃향기 아득하여 눈을 감으면 어디선가 풍경 소리 들리네요

허둥대던 몸태까지 붉어진 바람은 흙냄새로 길을 열 구요

못견디게 간지러운 순정은 해마다 더 붉어지네요

어머니

우리도 쑥부쟁이 잔별처럼 웃어요

길을 묻던 바람도 오수에 드는 봄이 왔네요

물오른 가지마다 봄눈 내리듯 스멀스멀 눈가를 간질 이구요

나무들은 가지 가득 꽃등 달고 동해 바다로 향하네요

나는 이 봄날에 우화정(雨花亭), 우화정(雨花亭) 꽃비 내리는 정자 한 채 짓고 싶어요

어머니와

속없이

속없이 그리 살고 싶어요


 


9학년 이*호

달 (강 지 혜)

어머니 손목에

달 하나 떠 있다

검버섯 핀 자리에 볼록,

언제부터인가 부풀어오른 달

검푸른 뿌리는

안간힘으로 달을 그러쥐고

삶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다.

어머니는 온몸에 달빛이 번질 때마다

바튼 소리로 앓아 눕곤 하신다

자식들을 아버지 몫까지 기르시느라

손 등뼈가 굽어가는 줄 모르고

고달픈 시간들이 쌓이고 쌓인

둥근 혹 한 덩어리

돌로 굳어버리고 만

눈물 얼룩진 저 달 뭉치

검은 멍울로 돋아나는 달

저 무거운 삶을

이젠 내려드리고 싶다어머니 가슴에는

                                                달빛이 사그라들면                                                                                                                  어머니 가슴에                                                       

 햇빛이 번질 것이다



10학년 조*수

텅 비어 있음에

김 종 섭

마른 갈대꽃 흔들리는

산골이 보이는 가을날

저 아득한 고향도 보입니다

푸른 배추밭머리 위로

지난 가을 떠나신 어머니의 얼굴

웃음 지으신 아득한 그리움이 보입니다

안개 자욱한 강변을 따라

옥수수 대궁이 외로이 서 있는 밭길을 걸으면

가을의 양광이 비치는 닭장에서 홰치는 닭 떼만이

잊혀진 시간을 깨워줍니다

문득 아득해집니다

내가 선 이곳은 또 다른 이방처럼

낯설고 외로워집니다, 어머니

어머니가 떠나시고 없는 고향집은

이제 내게 가득찬 기쁨이 아닙니다

담장 밑에 버려진 질그릇

또는 철 지난 접시꽃 같은 쓸쓸한 추억

어쩌면 슬픔 속에 잠기는 사립문 위의 노을입니다

더 이상 불꽃처럼 당기는 고향이 아닙니다

텅 비어 있음에.



제10학년 장*원

가까운 오지 

김 형 미

내게는 오지가 있다

유년의 걸음으로는 가 닿을 수 없는

휘파람 같은 가까운 오지가 있다

무디고 과묵한 영토, 무표정으로 일관한 깊이는 눈망울로만 우는 소의 눈처럼 깊었다

등 기슭에 자주 피던 소금꽃

혹여, 그 꽃그늘에 얼굴을 묻어볼까 하여

살짝 다가가 기웃거리다 돌아서곤 했다

적막한 꿈으로 둘러싸인 바깥

병마로 허리가 기운 후, 헐거워진

틈으로 새어나온 뒤를 엿볼 수 있었다

쓸쓸히 고립된 채 갈라진 등껍질

여기 저기 웃자란 가시와 엉겅퀴

아버지의 등은

망설임 없는 사선을 가졌다

넘어지려는 흙담 귀퉁이에

기대놓은 굄목처럼

인생의 지워진 문패가 되어버린 지금

먼 길 돌아와 기운 등에 얼굴을 묻는다 팽팽한 생의 한 끝이

오목가슴을 찌른다



8학년 전*성

참으로 깊어라 부모님 가슴은

김 후 란

어머니 어머니

아버지 아버지

세상에서 가장 큰 그 이름

불러도 불러도 정겨운 그 이름

나는 어느 별에서 왔을까

신비하여라 우리들의 만남은

소중하여라 우리들의 인연은

순수의 불꽃으로 빛나는 곳에서

가족이라는 굴레로 보호받으며

끝없는 사랑 속에 살았네

참으로 깊어라 부모님 가슴은

스스로 일어나라 엄히 다스리다가도

아픈 상처 나 대신 울어 주시며

거친 바람 천둥 번개

찢기는 이 세상 헤쳐가는 길에

몸 던져 바람막이 되어 주셨네

시간은 잔인하여라

흐르는 강물에 옷자락 적시며

달빛 따라 떠나간 길

뒤늦게 철이 들어 효도하려 하나

후회와 아쉬움으로

말없이 눈물의 강이 되네

아, 어쩌나 그리움의 물결 파도 치는데

한번 가시면 다시 만날 수 없네

다시는 그 손 잡을 수 없네



5학년 이*성 

아버지의 숲

권 순 자

나는 나무의 뿌리를 가졌다

뿌리는 깊고 깊어 그 시작은 길이었다

아버지의 뿌리는 상처와 기억들로 얼키설키

엉기어 뻗고 또 뻗었다

숲에는 갈라지고 갈라져서

가늘어지고 가늘어진 아버지가 살았다

나무는 수십 송이의 꽃을 피웠고

가지마다 수천 개의 이파리를 달았다

아버지의 아버지가 뿌리 깊숙이 손을 뻗어

뿌리를 향하여 뿌리를 내렸다

아버지의 어깨가 무거워 흔들릴 때마다

잔뿌리가 자꾸 뻗었다

목마른 혼은 야윈 얼굴을 자주 내밀었다

태양은 잠깐 웃었고

달빛은 오래 비추었다



7학년 조*후


고향길(권 혁 승)


석양 속에 어머니가

모솔 산모퉁이를 돌아온다

머리 위 함지박 속

조막만한 새 운동화가 방실거린다.

사슴마냥 길어진 막냇누이가 줄달음이다 누렁이가 먼저 달려나간 길

돌배나무가 벌써 어머닐 마중한다.

십리 장터 길을 오고 갔던

어머니의 작은 발이 피곤에 지치고

질끈 동여맨 무명치마 허리끈이 숨을 몰아쉬면 성황당에 올려놓은 조약돌이 꿈을 꾸고 있다.

젊은 내 어머니와 소 몰던 까까머리 소년이 나무지게 지고 거닐던 핸다리 그 길에는 오늘도 어머니가 아련한 고택으로 돌아온다.



5학년 문성환

 서랍 속의 사진 한 장

권 정 남

내 서랍 속에는 죽은 듯 

살아 있는 사진 한 장이 있다 

생전에 본 적이 없는 사진 속 얼굴과 

얘기 한 적은 더구나 없지만 

내 몸속 핏줄을 타고 도는 

그대 말소리를 나는 들을 수가 있다 

가끔은 창가에서 

나를 못 잊어 살아 있는 바람으로 

실체가 없이 떠도는 당신 앞에 

밤새 속 얘기를 털어 놓기도 하지만 

내 기억 속에 잎 한 번 피우지 못하고 

고사목으로 우뚝 서 있기만 한 당신

나와 함께 내 삶을 예언하는 

한 번도 불러본 적이 없는 

아버지라는 이름 

내 서랍 속에는 죽은 듯 살아 있는 

눈이 맑은 사진 한 장이 있다. 




 10학년 윤*인

아버지

- 잃은 것으로 하여

김규은


뵌 적 없는 전화 속의 칭찬 목소리, 겨울 햇살 같다 하시네 내 노래 긴 여운 자다가 문득 눈 뜬다는 말 아버지 어머니 물려주신 유산 넘칩니다.

조부님의 광활한 대지의 꿈 놓쳐버린, 아버지의 허망 어머니의 기도 내 말 내 노래 되었기로 생각 하나니

아버지의 상실이 어머니의 기도가 조손(해줌)새암 샘솟듯

마른 들녘 가슴가슴 해갈이 되었을••• 잃은 것으로 하여 살린다 하더이다 아버지

불경스런 딸의 위로 어여쁘다 하소서 아버지 잃은 것으로 하여 우리가

땀 흘리며 손 잡고 희망을 보나니 어여쁘다 하소서. 어여쁘다 하소서



10학년 박*우

아버지의 숲

권 순 자

나는 나무의 뿌리를 가졌다

뿌리는 깊고 깊어 그 시작은 길이었다

아버지의 뿌리는 상처와 기억들로 얼키설키

엉기어 뻗고 또 뻗었다

숲에는 갈라지고 갈라져서

가늘어지고 가늘어진 아버지가 살았다

나무는 수십 송이의 꽃을 피웠고

가지마다 수천 개의 이파리를 달았다

아버지의 아버지가 뿌리 깊숙이 손을 뻗어

뿌리를 향하여 뿌리를 내렸다

아버지의 어깨가 무거워 흔들릴 때마다

잔뿌리가 자꾸 뻗었다

목마른 혼은 야윈 얼굴을 자주 내밀었다

태양은 잠깐 웃었고

달빛은 오래 비추었다


제목 등록일
국어 및 국문학 2024.3.17. 시 암기 20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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