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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1 7월 에세이 과제-단편 소설 국어 및 국문학



단편 소설 <이 밤의 끝>

 

조지형

마을 외곽을 따라 걷다보면 바다가 나온다.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시골 풍경. 작은 시골 마을이어도 바다의 풍경과 오래 전 마을 사람들이 다 같이 그려놓은 벽화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 윤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 마을에서 유일하게 펜션을 운영하고 계시는 부모님 일을 도와드리기 위해 원래 살던 곳으로 내려왔다. 그렇기에 윤희는 펜션에서 마을을 찾아오는 사람들과 자주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그 날은 손님 한 명이 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노을이 지도록 오지 않는 손님에 텅 빈 펜션은 오로지 노을의 붉은 빛만이 가득 찼다. 윤희는 산책이나 하고 올까, 하며 펜션은 부모님께 맡기고 바닷가로 향하는 외곽 길을 따라 걸었다. 윤희는 이 길을 좋아했다. 외곽 길은 소나무로 둘러싸여 있었다. 소나무가 숲을 이룬 한 가운데 난 이 길을 걸을 때면 윤희는 사색에 잠겨 공기 속에 묻은 풀 내음을 맡곤 했다. 오롯이 푸른색만이 윤희를 가득 채우는 시간이었다. 그 길 끝에서 소나무 사이로 비치는 빛을 받으며 나오면 넓게 드리워진 바다가 자신을 맞이했다. 그러나 그 날은 달랐다. 석양이 지는 붉은 빛을 받으며 숲을 나오자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의 뒷모습이 보였다. 윤희는 의문이 들었다. 마을 사람들도 바다를 자주 찾아오지만 윤희가 다니는 외곽 길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윤희가 낸 인기척을 들었는지 그 사람이 윤희를 향해 몸을 돌렸다. 석양으로 물든 바다를 차지한 채로 바닷바람에 휘날리는 머리를 넘기는 그 사람의 눈동자에는 바다의 모습에서 윤희의 모습으로 가득 찼다.

, 찾았다, 사람.”

 

뭐라 말하기도 전에 그 사람은 윤희가 현지인인지 확인하고선 자신이 길을 잃었다고 말해주었다. 이 집을 찾아가야 한다며 주소지가 적혀진 쪽지를 내밀었다. 아버지가 멋대로 보내놓고서 집 위치가 적힌 쪽지만 달랑 주었다며 옆에서 투덜대었다. . 이 주소 어디서 봤는데. 왜 익숙하지. 윤희가 쪽지를 뚫어져라 쳐다만 보고 있자 도와주실 수 있냐고 그 사람이 물어왔다.

. 저 따라오세요. 데려다 드릴게요.”

 

 

 

 

숲을 빠져나오는 동안 윤희가 앞서 걸었다. 그 사람은 한 발짝 뒤에서 윤희를 따라오고 있었다. 어색한 기류가 흐르는 듯 했지만 정작 둘은 아무 생각도 없었다. 그 사람은 불쑥 말을 걸어왔다. ....이름이 뭐에요?

 

윤희에요. 차윤희.

 

질문에 대한 대답만 하고 나니 어색했는지 윤희는 그쪽은요? 하고 물어왔다.

 

전 서우. 외자이름이긴 한데 편하게 서우라고 불러주세요.”

 

그 때 우의 이름을 듣고 난 윤희는 심장이 뛰었다고 한다. , 심장 안 뛰면 사람이 죽는다 하지만 내가 심장이 뛰는 걸 느끼는 경우는 많이 없지 않나. 딱 그 느낌이라 했다. 심장이 뛴다. 그 때 우는 어땠을까. ? 너 진짜 기억 못 하나 싶던데. 근데 그거 알아?

 

나는 너 봤을 때부터 이미 심장이 뛰었어.

 

 

 

 

주소가 적힌 종이를 한 번, 집 문 앞에 적힌 주소를 한 번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그러니까, 이게 우리 집 주소였구나. 그리고 저기 자연스레 짐을 풀고 있는 서우라는 사람은 펜션에 올 손님이었고. 섬 구석에 쳐 박혀 있으니까 집 주소를 알 필요가 있나, 택배도 잘 안 시키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자신을 합리화 시키던 윤희는 거기서 궁상떨지 말고 일손이나 도우라는 엄마의 잔소리에 발걸음을 옮겼다.

 

윤희네 펜션은 윤희네 집이나 마찬가지였다. 펜션이라기보다는 하숙집을 생각하면 더 편하지 않을까 싶다. 1층은 거실과 주방, 방 하나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방 하나는 부모님 방이었다. 2층으로 올라가기 힘 빠진다면서 만들었었다. 넓게 퍼진 거실은 창문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햇살이 좋은 날이면 그 햇살이 고스란히 들어왔다. 그런 날이면 윤희는 거실에 마련 된 테이블에 앉아 책을 읽곤 했다. 윤희의 방은 2층에 자리했다. 2층을 올라가면 손님들이 머물 방들이 여러 놓여있다. 그 중 복도 맨 끝 방이 윤희의 방이다. 1층으로 내려오는 계단에서 제일 먼 곳임에도 불구하고 창문이 많아 그 곳을 고집했다.

 

우가 신기한 듯이 거실을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었다. 윤희는 그런 우를 힐끗 한 번 쳐다보더니 우의 짐을 들고선 2층으로 올라갔다. 그러자 창문 밖을 바라보던 우도 윤희를 뒤따랐다. 듣기로는 한 달간 머무른다 했던 것 같은데 우의 짐은 고작 캐리어 하나에 매는 가방이 다였다. 짐을 들고 올라가는 동안 우는 단조로운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 윤희는 우의 짐을 그의 방 문 앞에 두고서 사라졌다. 우는 그런 윤희의 뒷모습을 지켜보더니 이내 방으로 들어갔다.

 

창문 위로 커튼이 쳐져 있었다. 우는 닫힌 커튼을 살짝 열어젖혔다. 틈새 사이로 어두워지고 있는 하늘이 보였다. 우는 방을 천천히 둘러보다 짐을 풀었다. 단조로운 짐이었지만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게 들어있었다. 하나하나 정리하다보니 시간이 걸렸다. 피곤해진 우는 침대에 그대로 뻗어 누웠다. 조금만 쉬고 다시 정리해야지 했던 게 그 상태로 잠이 들었다. 그렇게 조용히 하루가 지나갔다. 저녁을 위해 깨우러 온 윤희가 열려있던 문틈 사이로 잠 든 우를 보고서 살며시 문을 닫은 건 조금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근 일주일 동안 우는 마을을 혼자서 돌아다녔다. 같이 돌아다니면서 안내라도 해줄까 했지만 우는 거절했다. 어릴 적 이 곳에 산 기억이 있다고 했다. 혼자 돌아다니면서 그 흔적을 찾고 싶다고 했다. , 또다. 우가 하는 말들에서 기시감이 느껴졌다. 윤희는 그런 의문들을 굳이 쫒아서 알아내는 쪽은 아니었다. 내버려두면 언젠가 알게 되겠지. 떠올랐던 의문들은 그대로 스쳐 지나갔다.

 

그래도 그 동안 윤희와 우는 많이 친해졌다. 서로 나이가 같다는 걸 알고서 말을 놓게 되기도 했고, 심심할 때면 산책도 자주 같이 나갔다. 날이 너무 덥거나 비 오는 날이면 거실에서 책을 읽기도 했다. 우처럼 한 달 정도 길게 머무는 사람이 없었기에 윤희는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다, 싶었었다. 지금은 우와 제법 잘 맞아 일상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윤희가 현관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왔다. 한 손에는 종이 가방이 들려있는 채였다. 그리고 우는 어느새 윤희네 강아지와 친해져 마당에서 뒹굴며 놀고 있었다. 윤희가 모자를 쓴 채 둘이 노는 걸 빤히 바라보고 있자 우도 시선을 눈치 챘는지 강아지를 안은 채 시선이 윤희를 향했다.

 

어디 가?”

엄마 심부름. 이것 좀 전해달래서.”

 

윤희가 손에 들고 있는 걸 슬쩍 내보였다.

 

여기서 멀어?”

아니, 그렇게 멀진 않아. 10분 정도.”

 

윤희가 마당을 나서자 우도 강아지를 내려놓고선 뒤따라 나왔다.

 

같이 가게?”

, 마을 산책 할 겸 가지 뭐.”

 

윤희와 우는 나란히 걸었다. 시골 마을은 생각보다 조용하진 않았다. 하지만 시끄럽다는 표현도 어울리지는 않았다. 가게에서 틀어놓은 스피커 음악보단 매미 소리가, 햇빛에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길 보다는 흙길이, 빽빽한 건물보단 초록빛의 풀과 나무들이 눈을 채우고 있었다. 우는 이 마을이 좋았다. 도시 속에서 길을 거닐면 늘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표정이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길을 걷고 있으면 밭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지나가는 분들도 웃음과 함께 인사를 해주었다. 혼자 있어도 외롭단 생각이 들지 않는 시골 마을이 우는 좋았다.

 

그러고 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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