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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교육정책의 연관성에 관해 학교 및 사회교육개혁

2024. 4. 8(월) 동양일보 풍향계 논설문

교육과 교육정책의 연관성에 관해

한희송(에른스트 국제학교 교장)


분업(分業)의 발견은 생산성 향상과 기술의 발전, 그리고 그에 따른 새로운 상품에 관한 창조적 아이디어의 형성에 막강한 영향을 주었다. 제품생산과정의 일부에만 집중하는 것이 모든 부분을 익혀야 하는 것보다 일의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체제를 겨냥한 정신적 무장이 이에 관련되어 있는 인적 요소들의 존재가치를 심화시킨다는 철학과는 오히려 상반된 방향이라는 고민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인들이 결국 생각과 그의 기반이 되는 교육에 까지도 분업적 생산성을 방법으로 들이대어 어린 학생들에게 지식을 분업화하고 이들을 각각 점수와 연관시킨 시스템의 노예로 만든 후 이를 교육의 성과로 판단하는 정신적 오류를 정당화하기 때문이 아닐까?


오늘은 4월 9일이다. 세계사의 중대한 변곡점들 중 하나인 미국의 남북전쟁에서 1861년 남군의 총사령관인 리(Robert E. Lee) 장군이 버지지아의 아포마톡스(Appomattox)에서 북군의 총사령관인 그랜트(Ulysses S. Grant) 장군에게 항복을 한 날이다. 이후 형식적 절차들을 구비하여 공식적 종전은 5월 26일에 발표되지만 4월 9일에 실질적으로 남북전쟁은 끝난다.


스위스와 프랑스 그리고 독일까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알프스 지역에 쥐라산맥(Massif du Jura)이 있다. 이 지역은 석회암이 발달한 산지인데 여기에 마이어(Hermann von Meyer)라는 의사가 살고 있었다. 여기에서 발견된 지층이 지역의 이름을 얻어 ‘쥐라기’라는 지질학적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 산골에서 치료비에 지출할 만큼의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화석수집’이라는 독특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 시골의사에게 치료비 대신 이 지역에서 종종 발견되는 화석을 내어 놓았다. 미국이란 먼 나라에서 남북전쟁이란 큰 아픔이 끝나고 3개월 정도가 지났을 때 이 의사는 이전과는 매우 다른 화석 하나를 얻게 된다. 그것이 바로 공식적으로 처음 발견된 ‘시조새’화석이었다. 점판암(粘板岩) 위에 깃털의 증거들이 담겨 있는 이 화석은 ‘아르케오테릭스 리토그라피카(Archaeopteryx lithographica)라는 멋진 이름을 학명으로 얻게 되었다. ’오래된(archaeo) 깃털(pteryx)의 암석(litho) 판화(graphica)‘로 이름지어진 이것은 비룡(飛龍) 다시 말하면 시조새의 화석이었다.


그리스어에 리토스(λιθoς)라는 말은 ‘돌, 암석’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를 어원으로 하는 영어단어에 lithography(석판화), lithology(암석학) 등이 있다. 그리고 우리가 건전지의 한 종류를 가리켜 ‘리튬전지’라 하며, 화학원소 주기율표에서 세 번째 원소를 ‘리튬(lithium)’이라 하는 것들도 같은 어원을 가진 말들이다. 주기율표에서 리튬은 첫째 열에서 ‘수소’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다. 이 줄에 위치하는 원소들을 ‘알칼리 금속’이라고 한다. ‘칼리(kali)’가 ‘재, 타버린 것’을 의미하는 말이니 알칼리 금속들이 얼마나 위험한 녀석들인지 알만하다. 그런데 리튬아래에 있는 나트륨(요즈음은 소듐이라 함), 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칼륨(요즈음은 포타슘이라 함)은 폭발성이 더 높아 돌 속에 존재하기 어려운데 반하여 리튬은 돌 속에서 같이 있다가 발견되어서 이러한 이름을 얻었다.


1861년은 김정호(金正浩)라는 위대한 실학자를 통해 우리나라 역사가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를 얻는 해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대동-여지도’라고 읽는다. 의미를 생각하지 않아서 생기는 일이다. ‘輿’는 ‘큰 나라’라는 뜻이고 따라서 ‘東輿’는 동쪽의 큰 나라 즉 우리나라를 가리키는 말이다. 따라서 대동여지도는 요즘말로 ‘큰 우리나라 지도’이다. 따라서 ‘동’과 ‘여를 띄어 읽으면 안 된다. ’대-동여-지도‘이거나 ’대-동여지도‘가 옳다.


단 하나의 사실을 ‘호기심’에 맡기어 상상의 도표를 그려나가는 것이 공부이고 교육이다. 따라서 교육은 ‘분업’의 이치를 벗어나 ‘통합’으로 가야만 이루어진다. 요즈음 ‘통합교육’을 외치는 상황을 자주 대한다. 이미 분업에 익숙한 어른들이 교사든 학부모이든 통합교육을 실행할 방법이 없다. 이번 선거에서도 듣기 좋은 물질적 교육정책들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모습들을 보며, 실제로 알지 못하고, 실행할 능력도 없는 본질적 부분을 국민의 세금으로 대신할 수 있다는 믿음은 어디에 근거를 둔 것인지 참으로 허망하기도 하다. 언제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을 어른들의 ‘미래’로 키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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