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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주자 권학문과

인간의 문명이 들어서고부터 현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모두
'공부하라'라는 말을 했으니... 참으로 이 말처럼 낡고 오랜 것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현자들도 또한 이 말을 되뇌이고 있으니 어찌보면 참으로 답답하고 답답한 일입니다. 요즈음 세상이 어떻게 돌아 가는데... 모두가 많은 정보의 홍수속에 모두가 빠져있는데 수천년전의 이야기를 또다시 해서 힘을 빠지게 하는 것이 얼마나 우매한 짓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세상이 되고 사람들은 더욱 바빠 질수록 이 세상의 '선생'이란 사람들은 그럴 수록 더욱 크게 외칩니다.... "공부하라"고...

비스마트에는... 이제 힘들이 많이 빠지셨지요?
사느라고,,  회사다니고..사업하고.. 돈 버느라고... 또는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느라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바삐 변해가는 세상에 적응하느라고.... 그런것 만으로도 이렇게 바쁘고 힘든데..  그런 세상 살아 가려면 이래 저래 힘든데... 힘들이 많이 빠지셨지요?

저도 그랬습니다.
힘이 많이 빠졌었어요....
그래서 그동안 공부했지요...

집필한다고... 사업한다고... 세상 산다고 나를 떠나간 그 많은 시간들이 아우성을 치는 것 같아서... 마침 몸도 아픈터라... 속으로 숨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업하는 것처럼 떠들썩하게 포장을 하고서는 공부했습니다.

물론 비스마트의 정체성을 유지할 사업은 계속했지요. 북까페도 하고 대안학교도 만들고 하면서 겉보기의 모습을 갖추고는... 사실 공부했습니다.
이젠 이 공부시간을 세상살이에 안 빼앗길려고요....

살고 나니... 나의 인생에 부여된 시간들을 돈과 바꾸느라고 보내버렸다면... 이 세상 그 무엇도바 후회가 밀려올 것 같아서요... 적어도 내게 남은 시간들을 최소한의 먹거리를 장만하는 것 이외에는 쓰지 않으려합니다.

낡고 낡고 낡은 말이지만....
위대한 스승들의 말 중 주자의 권학문을 써 봅니다.

오늘 밤... 모두 침착하게 되뇌어 보시기 바랍니다.

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 물위금일불학 이유내일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 물위금년불학 이유내년
日月逝矣 歲不我延    일월서의 세불아연
嗚呼老矣 是誰之愆    오호노의 시수지건

오늘 공부하지 아니하고 내일이 있다고 하지 말며
올 해 공부하지 아니하고 내년이 있다고 하지 마라
세월이 흐르지만 나는 이보다 빨리 늙어가니
오호라 늙었으니 이 누구의 허물인고?

少年易老學難成    소년이로학난성
一寸光陰不可輕    일촌광음불가경
未覺池塘春草夢    미교지당춘초몽
階前梧葉已秋聲    계전오엽이추성

젊은이는 쉽게 늙는데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짧은 시간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봄날 마당 물웅덩이가에 나는 풀이 아직 꿈을 갖기도 전인데
계단앞의 오동나무잎은 가을을 알리는 구나


안녕히 주무세요..

ern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