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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케빈과 함께 하는 한국 신화-19

케빈과 함께 하는 한국 신화-19


강림은 와호에게 여유를 주지 않고 바로 돌진해 들어갔다. 와호는 강림이 재차 공격해오자 두다리로 일어서서 포효했다. 자신의 큰 덩치를 이용해 상대방에게 겁을 주려는 맹수의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하지만 강림에게는 앞발을 사용하지 못해 별수없이 두발로 일어서야 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었다. 강림은 와호에게 달려드는 척 하다가 미끄러지면서 두 다리 사이로 빠져나갔다. 그러면서 그는 부드러운 허벅지살을 놓치지 않고 단도를 푹~ 박아 넣었다. 와호는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면서 넘어졌고 그것을 본 강림은 공중으로 뛰어 올랐다. 와호의 눈에서는 강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처럼 느꼈을 것이다. 강림은 무릎으로 와호의 목덜미를 찍어 버렸다. 맹수보다 더욱 맹수같은 강림의 공격에 와호는 속절없이 당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와호가 아니었다. 와호는 몸을 버둥거리면서 강림에게서 벗어나려 했고 아직 온전한 앞발로 강림을 잡으려했다. 하지만 강림이 와호의 목덜미를 누르고 있는 무릎에 힘을 주자 와호는 입에서 피거품이 일었고 고통스럽게 포효했다. 우두욱~하는 소리와 함께 목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강림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와호의 허벅지에 박힌 단도를 뽑아 들더니 고통에 헐떡거리는 와호의 입 안쪽에 박아버렸다. 와호의 턱 바깥으로 단도가 튀어 나왔고 강림은 그런 단도를 단번에 잡아 당겼다. 왕장군은 백호의 다리를 부러뜨린 다음 몸을 굴려 망치를 잡았다. 백호는 부러진 다리 때문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었는데 백호가 기뚱거리는 순간 왕장군의 망치가 백호의 머리 옆에서 날라왔다. 빠악~하는 소리가 들리며 백호의 왼쪽 눈이 터져버렸고 왼쪽 얼굴도 순식간에 함몰되고 말았다. 하지만 백호도 물러서지 않고 망치를 들지 않은 왕장군의 왼쪽팔을 물더니 한발로는 왕장군의 머리를 가격했다. 왕장군은 급하게 머리를 돌려 피하면서 백호의 위쪽 턱을 잡아 힘을 주기 시작했다. 백호의 입을 벌리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쉽게 입을 벌릴 백호가 아니었다. 백호의 입이 꿈쩍도 안하자 왕장군은 망치로 백호가 부상입은 왼쪽 눈을 가격했다. 그러자 백호의 턱에 힘이 살짝 풀리는 것을 느꼈고 왕장군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백호의 입을 벌렸다. 뻐걱~소리가 나며 백호의 턱뼈가 부러졌다. 이 충격에 백호는 옆으로 쓰러졌다. 그때 와호를 쓰러트린 강림이 달려왔다. 그는 백호의 앞발 하나가 부러진 것을 보고 다른 한발에 단도를 박았다. 백호가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할 의도였다. 왕장군은 쓰러진 백호를 거꾸로 들더니 머리부터 땅에 박아버렸다. 퍼억~하며 빠드득하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왔다. 이미 두개골에 부상당했던 백호는 목뼈까지 완전히 부러지고 말았다. 백호가 죽자 강림은 해원맥을 바라보았다. 왕장군이 부러진 무릎 때문에 백호의 배위에 앉아 쉬는 동안 강림은 해원맥이 떨어뜨린 칼을 쥐어 들고는 쏜살같이 달려들었다. 강림의 목표는 도근달구였다. 해원맥이 채찍을 휘두르자 도근달구는 공중으로 펄쩍 뛰어 올랐다. 순간 도근달구는 뭔가 빛이 번쩍하는 것을 느꼈다. 여우귀신 두 자매가 기겁을 했다. 갑자기 나타난 강림이 도근달구를 순식간에 두 동강이 내는 것이었다. 여우귀신은 도근달구의 죽음을 보고 싸울 의지를 잃어버렸고 도근달구의 몸뚱아리가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수명장자의 성을 향해 도망쳐 버렸다.

덕춘공주와 내일낭자는 천구를 상대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천구 때문에 자존심이 많이 무너진 상태였다. 화가 난 덕춘은 채찍에 기름을 발라 불을 붙여 양손에 채찍을 들고는 무섭게 휘두르고 있었다. 내일낭자도 활을 들고는 매섭게 쏘았고 나중에는 범을왕과 오구대왕까지 합세하였는데 이들도 덕춘공주처럼 불 붙은 채찍으로 천구를 압박하였다. 그러나 천구는 이런 공격에도 불구하고 늘 포위망을 뛰쳐나갔다. 천구를 잡기 위해 칠성형제는 함정을 파 놓았으나 천구는 이들의 함정에도 빠졌다가도 다시 튀어 나가니 잡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천구는 높은 곳에 올라 자신을 잡으려는 인간들을 보며 비웃는 듯 한 울음소리를 냈다. 덕춘공주는 본능적으로 천구가 방심한 것을 느꼈다. 그녀는 벽을 밟고 뛰어 오르며 채찍으로 천구를 잡는데 성공하였다. 당황한 천구는 채찍에서 빠져 나가려 했지만 덕춘공주가 채찍을 당겨 천구를 바닥으로 패대기쳐 버렸다. 내일낭자는 천구가 땅에 떨어지자 칼을 뽑아 천구의 목을 치려했다. 하지만 천구는 놀랍게도 그녀의 칼을 입으로 물더니 고개를 돌리며 부러뜨려 버렸다. 내일낭자는 다시 단도를 꺼내 천구를 향해 휘둘렀다. 하지만 천구는 이 역시 가볍게 피해면서 내일낭자의 목덜미를 물려고 덤벼들었다. 범을왕이 화살을 쏘자 천구에 앞발을 스치고 지나갔다. 천구는 멈추지 않고 내일낭자를 공격했는데 내일낭자가 팔을 들어 천구를 막으려 들자 천구는 그녀의 팔을 할퀴었다. 단 한번의 공격에 내일낭자의 팔뚝살이 푸욱 떨어져갔다. 놀란 범을왕과 오구대왕이 다시 화살을 쏘았지만 천구는 가볍게 피하면서 내일낭자에게 다시 대들었다. 덕춘공주는 칼을 빼어 들고는 천구의 옆구리를 향해 찔러 들어갔는데 천구가 펄쩍 뛰어오르자 그녀의 공격은 무위로 돌아갔고 천구는 포기하지 않고 내일낭자를 향해 돌진했다. 천구가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물려하자 내일낭자 역시 단검을 들고 천구를 덮쳤다. 천구는 할퀴었던 그녀의 팔을 물었고 팔을 내준 내일낭자는 단검으로 천구의 옆구리를 찔렀다. 내일낭자가 단검을 뽑자 피가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천구는 그녀의 팔을 놓지 않고 있었는데 그때 덕춘공주가 칼을 휘둘러 천구의 목을 몸통에서 떼어 놓았다. 하지만 천구는 내일낭자를 놓지 않았다.

후문은 군사들과 함께 까마귀와 싸우는 도중 불개를 만났는데 불개는 후문을 보자마자 맹렬히 덤벼들었다. 후문이 활을 쏘자 몸을 비틀며 불개는 화살을 피해버리고는 후문의 다리를 공격하였다. 하지만 후문은 바위 위로 펄쩍 뛰어 오르며 다시 화살을 쐈다. 불개 역시 첫 번째 공격에 실패하자 바로 뛰어 올랐다. 그때 귀네기또가 그 모습을 보고 화살을 쏘았는데 이것이 불개의 앞발을 맞혔다. 불개는 이빨로 화살을 뚝 부러뜨리더니 후문의 화살을 피하면서 귀네기또에게 덤벼들었다. 귀네기또는 칼을 빼어 들고는 양쪽으로 빙빙 돌리면서 불개에게 돌진했다. 불개는 지그재그로 뛰면서 귀네기또의 옆구리로 덤벼들었는데 귀네기또가 발을 돌려 불개의 머리를 쳤다. 하지만 불개는 귀네기또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그의 다리를 무는데 성공했다. 다리를 물린 귀네기또는 칼의 손잡이로 불개의 눈을 쳤고 거기서 피가 솟아졌다. 후문이 달려와 자신의 칼을 뽑았다. 후문의 칼에서 웅~웅~하는 소리가 들리자 불개는 물었던 귀네기또의 다리를 놓고는 후문을 향해 으르렁 거렸다. 그때 황우생 부부가 달려와 불개에게 달려들자 불개는 그들에게 흙을 뿌리고는 후문에게 달려들었다. 후문의 칼은 정화하게 불개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하지만 불개의 한쪽 귀를 자르는데만 성공했을 뿐이었고 불개는 후문의 어깨를 물었다. 후문이 어깨에서 피가 솟아나기 시작하자 불개는 턱에 힘을 주어 더욱 깊게 물으면서 후문의 피를 마셨다. 후문은 한쪽 손으로는 불개의 목덜미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단검을 뽑아 귀네기또에게 상처입은 눈을 찔렀다. 그러자 불개도 그의 어깨에서 떨어져 뒤로 물러섰다. 눈에 단검이 박힌 체 피를 흘르며 후문을 바라보는 불개의 모습은 무시무시했다. 하지만 불개도 힘을 많이 잃은 상태였다. 귀네기또와 황우생이 칼을 들고 불개에게 달려갔다. 불개는 후문을 향해 다시 한번 뛰어 올랐고 귀네기또와 황우생의 칼은 그런 불개의 몸을 갈랐다.


모두가 치열하게 맹수들과 싸우고 있을 때 장상과 사라는 병사들에게 나무를 베어오게 하였다. 나뭇가지에 불을 붙여 세워 놓으면 강한 열기가 바람을 타며 하늘을 향해 날아올라 까마귀들이 종전처럼 맹렬하게 공격하지는 못했기 때문이었다. 반면에 자청비와 문은 나무 몸통에 불을 붙여 두꺼비 떼를 향해 굴려 버렸는데 이는 두꺼비를 막을 뿐만 아니라 독을 뿜어 대고 있는 구렁이에게도 효과적이었다. 사방에서 불이 일자 구렁이는 그 뜨거움을 참지 못하고 도망갈 길을 찾아 헤메였다. 자청비는 병사들에게 방패를 들어 열기와 독으로부터 보호하게 한 다음 구렁이를 구석으로 몰아갔다. 구렁이는 점점 사지에 몰리자 최후에는 땅을 파고 숨어들려고 했는데 구렁이가 판 구멍에 문이 불붙은 나뭇가지를 잔뜩 넣어버리자 결국 참지 못하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병사들이 구렁이에게 불화살을 날리자 구렁이는 마지막 힘을 짜내어 독을 뿜었다. 하지만 자청비와 문을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으니 구렁이가 독을 뿜으로 입을 벌리는 순간 불 붙은 통나무를 구렁이 입에다 박아 버렸다. 구렁이는 결국 쓰러지고 말았는데 이로서 수명장자가 보낸 맹수들의 지상병력은 대부분 전멸한 셈이었다.

수명장자는 남은 두꺼비와 쥐, 토끼 떼를 거두었다. 주력인 맹수들이 모두 죽은 상태에서 이들이 더 이상의 전과를 거둘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벼락, 풍우, 번개 등과 같은 장수들 또한 맹수들이 모두 죽자 군사들에게 공격을 멈추도록 지시했다. 그들은 수명장자가 최후의 수단을 쓸 것이라 생각했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저것들이 진정한 수명장자의 맹수들이 아니었음을 말이다. 수명장자가 아끼는 진짜 맹수는 따로 있었고 와호와 같은 맹수들은 이놈에 비하면 가축정도에 불과했다.
얼마 뒤 수명장자가 진짜 맹수를 풀도록 명령했다. 수명장자의 장수들조차 제대로 본 적이 없었던 놈이었는데 이 놈이 눈앞에 등장하자마자 모두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런 놈과 같은 편이라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의 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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