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navigate_next  열린 강의  navigate_next  선생님 편지

선생님 편지

 

케빈과 함께 하는 한국 신화-6

케빈과 함께 하는 한국 신화-6


어디선가 큰 먼지를 일으키며 수많은 병사들이 몰려왔다. 그들은 수명장자의 병사들이 아니었다. 천지대왕은 그들이 누군지 알고 있었다. 바로 소천국의 병사들이었다. 소천국은 남쪽 나라에서 유명한 사냥꾼이었는데 누구보다 사냥에 탁월한 능력이 있는 자였다. 동물을 잘 부리는 수명장자와 대조적인 인물인 것이다. 소천국은 오래전부터 수명장자에 대한 소문을 들었기 때문에 누가 더 우월한지 실력을 겨루기 위해 먼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사실 소천국 보다는 그의 아내인 백주부인이 더 유명했다. 그녀는 땅을 다루는 법과 식물을 기르는 법에 대해 통달했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추앙했다. 그녀 덕분에 뜨거운 태양과 차가운 달 아래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었으므로 사람들이 먹는 걱정을 덜게 되었다. 그녀는 어릴 적 수명장자의 집에 머물면서 짐승을 다루는 법을 배웠는데 인간들이 농사를 지을 때 소를 부리게 된 것은 모두 백주부인 덕분이다.  백주부인은 또한 매우 현명해서 인간사회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주었다. 사람들이 고민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백주부인을 찾게 되었고 그래서 그녀에게는 슬기부인이라는 명칭이 더해졌다.

소천국은 아내가 자신보다 더 유명해지고 사람들이 좋아하자 이를 시기해 더 그녀가 아끼는 소를 죽인 적이 있었다. 게다가 그것만으로 화가 풀리지 않자 다른 사람의 소까지 죽여 백주부인을 노하게 만들었다. 백주부인은 다른 사람의 소까지 죽여 버린 남편을 용서하지 않고 집에서 쫒아 내었다. 백주부인에게 버림받은 소천국은 인간 사회 어느 곳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자신의 장기인 사냥으로 목숨을 연명했으나 갈수록 사냥감도 줄고 살기 힘들어지자 백주부인에게 용서를 빌고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소천국은 인간 사회에서 최초로 이혼을 당한 남자였다. 소천국이 잘못을 빌고 다시 용서받자 사람들은 백주부인의 현명함을 노래했다. 백주부인은 남편의 기를 살려주고자 이곳까지 수명장자와 대결을 벌이기 위해 먼 길을 온 것이다.

천지대왕은 백주부인의 슬기로움이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백주부인은 소천국과의 사이에 많은 자식을 두었는데 자식들이 모두 성실하고 늠름했었다. 특히 그녀의 여섯째 아들인 궤네기또는 아버지를 닮아 매우 용맹했으며, 막내딸인 총명은 어머니를 닮아 매우 다재다능한 아이였다. 천지대왕은 오랫동안 이들을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이제는 이들이 자신을  대신해서 세상을 통치할 때가 온 것이라 생각했다.

천지대왕은 또한 세상을 인간만이 통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세상은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것이었다. 그래서 수명장자의 머리를 조이던 뱀에게 세상의 바다를 지킬 것을 명했다. 그러자 뱀은 다른 모습으로 변하여 하늘로 날라 오르더니 곧 깊고 어두운 푸른 거신의 피 속으로 들어갔다. 후세 사람들이 이 뱀을 용이라 부르고 배를 타기 전에는 꼭 바다의 왕 용왕을 위해 제사를 지낸다.
용왕의 아들들은 각각 동해, 남해, 서해를 차지하고 각각 동해용왕, 남해용왕 그리고 서해용왕이 되어 바다를 지키게 되었다.

백주 부인은 천지대왕께 자신의 자식들을 거두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천지대왕은 아무 말 없이 백주부인과 소천국을 데리고 자신이 세상을 관망하던 곳으로 떠나 버렸다.

얼마 후 막내딸인 총명은 거대한 태양과 달이 자신의 몸 속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 총명은 이것이 평범한 꿈이 아님을 알았다. 그러나 어머니와 아버지가 없으니 누구에게도 꿈에 관한 말을 할 수 없었다. 딸을 고충을 알았을까 천지대왕을 모시던 백주부인이 잠시 내려와 총명을 만났다.

“너는 곧 자식을 낳게 될 것이다. 그들이 성장하면 이 박씨를 하나씩 줘서 양지바른 곳에 심으라 해라. 그러면 천지대왕의 뜻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열달 뒤, 총명은 자식을 낳았다. 쌍둥이를 낳았는데 첫째를 낳을 때 앞문에서 빛이 났고, 둘째를 낳을 때에는 뒷문에서 빛이 났었다고 한다. 그래서 두 아들의 이름을 각각 선문이와 후문이라 하였다.
이들은 훗날 천지대왕을 대신하여 인간세상의 왕이 될 자들이다. 다시 말하면 수명장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천지대왕의 야심작들이었다.
제목 등록일
케빈과 함께 하는 한국 신화-15 2012-07-05
홈페이지로 돌아오기... 2012-07-04
한국신화의 세계관 2012-07-04
케빈과 함께 하는 한국 신화-14 2012-07-04
케빈과 함께 하는 한국 신화-13 2012-07-03
케빈과 함께 하는 한국 신화-12 2012-07-02
저의 근황에 대해서 2012-06-29
케빈과 함께 하는 한국 신화-11 2012-06-29
케빈과 함께 하는 한국 신화-10 2012-06-28
케빈과 함께 하는 한국 신화-9 2012-06-27
케빈과 함께 하는 한국 신화-8 2012-06-27
케빈과 함께 하는 한국 신화-7 2012-06-26
케빈과 함께 하는 한국 신화-6 2012-06-25
케빈과 함께 하는 한국 신화-5 2012-06-22
케빈과 함께하는 한국신화-4 2012-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