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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놀이터에서 하루를...

"아아악~~~!!!"
아침에 일어나니 입에서 비명소리부터 나네요... 온 몸이 아파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못했습니다. 어디가 아픈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다 아프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고개를 돌리지 못하겠더군요. 아니 숙이지도 못하겠습니다. 몸을 움직이자 여기저기서 뼈뿌러지는 소리만 들리네요...순간 데카르트 생각이 났습니다. 그는 몸을 기계로 인식을 해서 기계가 망가지지 않게 꾸준히 운동을 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운동을 너무 안했구나'
늘 작심삼일이었으니 그 혹독한 댓가를 치르는 것 같습니다.


"쌤 우리 놀이터 가요~~오늘 시험 끝났잖아요" 초딩2학년 아이입니다.
"올백이야? 그러면 놀러가고~"
"올백은 아니에요 그래서 놀이터 안 갈거에요?"
갑자기 눈망울이 커 보입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 듯 합니다.
"어이~ 그런 눈으로 날 쳐다보지 마"
"정말, 정말 놀이터 안 갈거에요?"
"그렇게 쳐다보지 말라니깐~"
"으~~~응~~~ 우리 놀이터 못 가는 거에요? 정말이에요~?"

이렇게 해서 저는 놀이터에 왔습니다. 간만에 오니 좋기는 합니다. 아이들을 놀리고 전 자판기 커피나 한잔 할 생각이었습니다. 사실 밥을 먹은 지가 얼마 안되서 걷는 것도 숨이 찰 정도였으니깐요..ㅎㅎ

"케빈 뭐해요~ 빨리 와요"
"응 갈께..먼저 놀고 있어~~"
"안되요 빨리 와요"
하는 수 없이 아이들에게 다가갔습니다.
"케빈~~ 밀어요~~더 쎄게~~~"    이건 그네를 밀때 였습니다.
"케빈 나 받아요"              이건 미끄럼틀에서 였습니다.
"나 잡아봐라~"                이건 정글집에서 였습니다.
"케빈 받아~!!" -말이 짧아지네- 이건 공찰때 였습니다

저는 밥을 먹고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이리뛰고 저리 뛰는 바람에 배가 땡기고 등에는 땀이 나고 입에서는 헉헉 소리가 났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3ㅡ4학년 아이들이 왔습니다.

"소문 듣고 왔어요...오늘은 논 다면서요~!!"
"No~~~ 너히는 공부해야 해"
"왜 차별하세요? 우리도 시험 끝났어요 제가 암기를 20초 안에 할테니깐 놀아요~!!"
"안된다니깐~!!"
"음료수 사달라는 말 안 할께요" "저도 쉐도잉 20초 안에 할 수 있어요" "전 15초~!!"

이렇게 해서 저는 아이들과 또 놀이터에서 놀기 시작을 했습니다.
축구를 하는데 아무리 초딩이라고 해도 그들의 운동능력은 뛰어났습니다. 조영암 선생님이 오시면 모를까 저로서는 따라다니기도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공을 차려고 하면  "쌤 쎄게 차지 말아요"
제가 공을 뺏으려 하면  "어린애들 공 뺏으면 좋아요?"
제가 슛을 하려고 하면  "쌔~~~엠~~!!"

전 뛰어다니기만 했지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과는 9:7로 제가 졌습니다. 휴대전화에 5,6학년들의 전화가 와 있었습니다. 문자도 여러개가 왔네요. 하지만 전 무시해야 했습니다. 아무리 시험이 끝났어도 그 아이들은 진도를 나가야 하니깐요. 수업을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몸도 거의 2시간 30분 이상을 뛰었기 때문에 덜덜덜 떨리고 있었습니다.

학원으로 돌아오자 지친 3,4학년들이 저에게 인사를 하고 갑니다. 지친 표정이지만 원없이 놀았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에고 나도 원없이 놀았다~~'

교실에 들어서자 고학년 아이들의 원성이 들려옵니다.
여학생들의 애교와 남학생들의 쿨한 다운 결심과 각오 : 앞으로 공부 열심히 하겠다는~~ 

선생과 학생을 떠나 앞으로는 공부에 용맹정진하겠다는 사나이들의 진한 맹세 앞에 저의 발걸음은 어느새 놀이터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옆에는 환호성을 지르며 뛰어 지나가는 아이들의 자취만 남아 있었지요.
놀이터에서 우리는 경도를 하며 놀았습니다. 경도란 경찰과 도둑을 의미합니다.
물론 경찰은 저의 역할입니다. 그 넓은 운동장에서 저는 10명이 넘는 아이들을 잡아야 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1시간 30분동안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미끄럼틀에서 뛰어 내리고 정글짐을 오르내리며 시소를 타고 농구대를 기어오르며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하면서 경찰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했습니다. 나중에는 동네 꼬마들까지 비명지르며 합세해서 놀았습니다. 어두워지고 놀이터에 조명이 들어왔으나 아이들과 저는 정신줄 놓고 말았습니다.

결국 아이들과 저는 완전히 탈진했습니다. 너무 지쳐 학원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아무도 더 놀자라는 말을 안하더군요..

힘들었지만 즐거운 하루 였습니다..

Kevin^^*

한자공부-9를 첨부파일에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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