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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정신적 또는 물질적 수준과 생각의 크기와의 관계...

10단위 이상의 곱셈이나 100단위 이상의 덧셈 또는 뺄셈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 정신적 수준이 얼마나 될까요? 지구는 태양계의 행성이다 라는 사실을 모른다거나, 사람의 심장이 가슴부위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누구를 가르칠 수 있을까요?
반대로 이러한 사실을 누구보다 명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수준은 어떨까요?

전자와 후자의 사람 중에 누가 선생이 되고 누가 학생이 되어야 할까요?
또한 그 두 사람의 생각의 크기와 인생에 대한 깨달음의 크기는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전자의 사람이 후자의 사람을 가르친다면 이게 말이 될까요?
여러분은 전자의 선생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여러분 스스로를 가르쳐 달라고 하거나, 여러분의 자식을 가르치는 선생으로 모실 수 있을까요? 그런 일이 일어나려고 하면 아마 난리가 나겠지요...

이제, 이 말을 구체적인 경우의 예로 들어서 다시 논해 보겠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소크라테스, 예수, 공자, 부처, 노자, 순자,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전자의 사람들입니다.
아직 진법의 개념이 없던 시절의 사람들이라 이 들 중 그 누구도 곱셈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들에게 손가락과 발가락의 갯수를 넘어가는 수의 덧셈이나 뺄셈은 불가능에 가까운 어려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이들은 외과의학이 발달했던 시대의 사람들이 아니므로 심장이 가슴에 있고 없고를 떠나 온 몸에 피를 보내는 중심기관으로의 심장이란 개념조차 가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에 반해 요즈음 초등학교 저학년들도 덧셈, 뺄셈은 말할 것도 없이 곱셈까지도 척척 해 냅니다. 지구가 태양의 행성임을 아는 것은 말 할 것도 없이 지구가 둥근 것도 압니다. 심장이 가슴에 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그 개념도 압니다.

전자의 사람들 중 대표선수를 한 명 뽑아 봅시다. '부처'로 할까요?
또한 후자의 사람들 중 대표선수를 한 명 뽑아 봅시다. 현재 중학교 1학년인 저의 막내 딸 민주로 하겠습니다.

이제 다시 묻겠습니다... 누가 누구를 가르쳐야 할까요?

오늘날의 교육제도가 가진 가장 큰 맹점은 바로 '주지주의'의 함정을 점점 더 크게 파고 있다는 사실에서 옵니다. 덧셈을 하고 뺄셈을 하면 대학에 붙여줍니다. 그리고 대학을 나오면 취직할 수 있고, 남을 가르치는 선생이 될 수 있습니다.
덧셈과 뺄셈을 할 줄 알고,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그걸 모르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똑똑하고 더 많이 알며 더 합리적인 인격을 지녔다고 믿는 것을 포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지식은 그것 자체로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즉 형식적 '주지주의'적 입장에서 더 많은 지식을 가진자가 더 똑똑할 것이라는 등식은 성립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은 지식을 쌓아감으로 인해 깨달음의 기회를 더 많이 만날 수 있고, 깨달음의 기회를 선용할 때 좀 더 깊고 넓은 깨달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깨달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증거는 올바른 주지주의적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으로 나타나고, 올바른 주정주의적 입장에서 보면 '삼라만상의 존재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능력'으로 나타납니다. 이 두가지 측면에서 위의 두 사람을 비교해 봅시다.

먼저 형식적 이 아닌 실질적 주지주의적 입장에서 비교해 봅니다.
'부처'는 '민주'보다 모든 지식적인 면에서 볼 때, 절대적인 열세를 보입니다. 그러나, '민주'가 아는 것은 '생각의 크기'가 커서가 아니고 그 법칙을 배워서 그냥 '아는 것'이며 스스로의 생각에 의해 알아 낸 것이 아닙니다. 이에 반해 '부처'가 알아 낸 것은 말 그대로 자기 자신의 뼈를 깎는 고생을 통해 스스로 알아 낸 것이지요...

'새로운 생각'이란 말은 그 것 자체로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것이 "호기심-깨달음-이해"의 등식을 가진 일에서만 의미가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은 곧 깨달음을 깊이 가진다는 말이 되는 겁니다.  바로 그것만이 사람의 '능력'과 '실력'을 의미합니다. 만일 '남이 알아낸 것' 때문에 나도 아는 것이라면 그것이 아무리 지식적인 입장에서 수준 높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나'는 어떤 생각의 크기도 가질 수 없는 무생물에 불과합니다.

사람들이 고려불화들을 보면서 감동할 수 없고, 피카소의 그림에서 느낌을 받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그런 것이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형식적 주지주의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들은 현재의 기술로 만들 수 있는 것들과 비교해 볼 때 별 것이 아닌 오히려 별 볼 것이 없는 것들입니다. 이것들은 '새로운 생각'이냐의 기준에서 보아야 즉 '깨달음의 경지'의 입장에서 보아야 그 위대함이 보이지요.

주정주의적 입장에서 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처'는 스스로의 깨우침이 자연히 가져다 준 '감성'을 가집니다. 어떤 사물이나 사실을 볼 때 그 내면적이고 철학적 의미를 도출 해 낼 수 있는 논리적 이성이 여기에서 자연히 탄생되게 됩니다. '민주'가 그 정도의 감성과 논리적 이성을 가지고 있다고 누군가가 말한다면 그건 거짓일 것입니다. '민주'를 이용해서 권력을 쥐고자 하는 사람들이 '민주'를 이용해 먹기 위해 만들어 낸 이야기일 뿐이지요...
컴퓨터 프로그램과 1000년전의 고려불화를 그린 화공과 오늘날 그림 대결을 한 다면 그 결과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그러나 남이 만들어 놓은 도식대로 그림을 그리는 컴퓨터의 그림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겪었을 한 화공의 집중력과, 고뇌와, 신앙심과, 그리고 그림을 다 그린 후 가슴 속에 밀려 오는 쾌감을 능가하는 가치를 지녔을 리가 없겠지요...

그러나 컴퓨터가 고려불화의 화공보다 실력이 더 났다고 보는 것이 형식적 주지주의의 입장입니다. 그리고 그 그림에 들어 있을 주관적인 부수물을 따지지 말자고 해야, 현대의 발전을 이끄는 제도에 순응할 수 있습니다.

'청출어람'만이 진정한 배움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서 찾아지는 것입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그 스승이 한 생각까지만 할 수 있다면 그건 그냥 로보트를 하나 키운 것입니다.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없으면 그건 아무리 계산을 잘 해도, 인류역사에서 그가 담담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그 사람이 못해도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현재의 교육제도, 특히 한국의 교육제도가 잘 못된 것은 바로 이 점을 간과하기 때문입니다. '지식'이란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며, 그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만이 사물을 본질적으로 이해하고 삼라만상을 속속들이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 그것만이 '지식'이란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현재의 교육제도는 오히려 '새로운 생각'은 위험한 것이며, '남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통해 스스로를 로보트로 변화시켜 가는 것을 시스템화 시켜 놓았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스스로와 여러분의 자식들이...
뺄셈과 덧셈을 못했으며, 곱셈은 생각지도 못했고, 지구가 태양의 행성이라는 것도 몰랐고, 자기 자신의 몸에 '심장'이란 기관이 있는 지도 몰랐으나... 그 누구도 해 내지 못한 '새로운 깨달음'을 일구어 낸 전자의 사람들이 되기를 원합니까?

뺄셈과 덧셈이나 곱셈도 암산으로 할 수 있고, 지구가 태양의 행성이라는 사실이나 '심장'이라는 기관을 아는 것 정도는 지식의 기본으로도 치지 않는 자기 스스로의 생각은 "오늘 어느 술집에 가서 어떤 술을 마실까?"같은 생각아닌 생각 이외에는 전혀 할 수 없는 기계로서의 현대인이 되기를 원합니까?

가슴으로 생각하고 생각하여서... 아무리 적은 것이라도 스스로의 생각을 통해 스스로 생각할 줄 알아서 단 한 번 이 땅에서 주어진 '삶'이라는 기회를 잡으시기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 오늘도 책읽고, 사색하시기 바랍니다.

ernest
제목 등록일
정신적 또는 물질적 수준과 생각의 크기와의 관계... 201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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