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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보는 인간관, 인간이 보는 교육관 학교 및 사회교육개혁

2020. 9. 29(화) 동양일보 풍향계 논설문

교육이 보는 인간관, 인간이 보는 교육관

한희송(에른스트 국제학교 교장)


현대인은 점점 빠른 속도로 컴퓨터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자동차, 휴대폰이 없으면 살기 힘든 세상에 있다. 부모형제의 전화번호를 기억하는 일마저도 기계에 의지한 지는 꽤 오래 됐다. 기계화는 노동의 분업화를 더욱 견고히 한다. 이제 사람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일상용품들까지도 그 구조마저 이해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그런데 분업화는 사람들의 생활과 생각의 범위까지 고착화시키는 경향을 가진다. 사람은 습관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이는 모든 생활의 범위에 분업과 전문성을 심화시킨다. 


한 가정의 가장(家長)은 돈을 버는 일에 전문성을 키우고 자기 자식을 키우는 일은 교육에 분업적 특성을 가진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더욱 논리적인 세상이 됐다. 교육전문가에게 20만원을 주면 되는 시대에 100만원을 버는 사람이 그 소득을 포기하고 스스로 아이를 키운다면 그는 비논리적인 사람이라는 정의(定義) 안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의 교육은 분업의 전문성을 통해 사회의 기능을 극대화하고 대신 인간이 스스로의 존재를 분업이란 일의 노예로 만드는 것을 합리적으로 보는 시각 위에 세워져 가고 있다. 이 현상을 경제적 보상으로 착각하게 하는 기술이 사람들에게 이미 체화 되어 있다. 


우리는 아직도 파라다이스를 하루 종일 일을 안 해도 되며 먹고 싶은 것은 다 먹을 수 있고 끊임없이 노래와 춤 속에서 기쁜 일만 맞이하는 세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그저 그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가를 보여주는 판단의 기준을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다. 평생을 아무 일도 안하고 무위도식하는 것으로 진정 행복해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오히려 파라다이스에 들어 갈 자격으로부터 멀리 있을 것이다. 피아노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하루 종일 죽도록 힘들게 피아노를 칠 수 있을 때 행복해 할 것이고,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오직 공부만 할 수 있는 환경이 천국일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단편소설가이자 시인인 보르헤스(Borges)는 ‘천국은 도서관일 것이라고 나는 늘 생각한다.’고 했다. 일반적인 개념의 파라다이스는 오히려 그 곳에 들어갈 자격이 있는 사람들로부터 혐오의 대상인 것이다. 


그리스의 철학가 소크라테스(Socrates)는 이 세상에 단 하나의 선(善)은 지식이고 단 하나의 악(惡)은 무식이라고 했다. 키케로(Cicero)는 책이 없는 방은 영혼이 없는 몸과 같다고 했다. 무식할수록 재미를 느끼는 것을 유행으로 만드는 지금의 행태에 앞장서는 사람들이 더 많은 수입을 올리고 그 수입의 정도로 청소년들의 ‘아이돌(idol)’이 되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교육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은 물질적 발전을 통해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본질이 아니다. 그건 그냥 기술일 뿐이다. 교육은 이 세상을 사는 사람들의 파토스(pathos)와 로고스(logos)를 더 향상하는 것에 본질을 두고 있다. 세상은 분명히 물질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현재 이 나라의 아이들이 성장하는 환경과 그 방향에 안도감을 느끼는 어른들이 얼마나 될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 나의 존재는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이를 만드는 것이 교육이다. 그것을 본질로 삼아 주변에 컴퓨터가 있고 AI가 있어야 발전하는 시대를 사는 것이다. 


국민들을 돈과 노동으로부터 해방시킨다는 구호는 이데올로기라는 구조물을 통해 자신의 세상적 권력을 구조화하려는 사람들이 그 구호에 다른 사람들을 지지자로 확보햐려는 노력에서 나올 뿐이다. 그 구호를 통해 정치적 입지를 확보한 사람들이 교육의 본질에서 더 먼 정책들로 지지자들을 안심시키려 한 들 이미 그것은 국민과 교육 사이를 더 멀게 만들 뿐이다. 


우리는 어떤 생각과 행동을 통해 교육의 본질로부터 멀어지지 않을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에픽테투스(Epictetus)는 ‘공부한 자만이 자유롭다’고 했다. 이 말의 의미라도 알고 싶어 해야 교육은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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