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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 프랑크와 "조용한 세대(Silent Generation)" 학교 및 사회교육개혁

2020. 8. 4(화) 동양일보 풍향계 논설문

안네 프랑크와 "조용한 세대(Silent Generation)"

한희송(에른스트 국제학교 교장)


안네 프랑크(Anne Frank)가 자신의 내면을 결국 '고양이(Kitty)'로 결정한 것은 내면의 자신과 밖에서 관찰되는 자신이 전혀 다른 존재임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때부터이다. 그것은 13세의 생일선물로 받은 붉은 선 격자표지 공책을 일기장으로 사용할 결심을 세우던 때임과 동시에 나치의 손이 암스테르담(Amsterdam)을 더욱 강하게 조이기 시작한 시기였다. 그 해 7월 나찌의 수용소 입소명령이 안네의 언니 마어고트(Margot)에게 배달되자 그녀의 식구들은 아빠의 사무실에 책장으로 가려진 '숨겨진 방(Achterhuis)으로 숨어들어갔다. 그리고 여러 인물들에게 자신의 속내를 보이던 그녀의 일기는 이때부터 '고양이에게(Dear Kitty)' 건네는 편지로 단일화 되어가기 시작했다. 


누구에게나 사회의 일원으로써 사회가 부여하는 존재의 방법에 순응하고자 하는 자신과 자신만의 존재가치에 방향을 맞추어 독자적 정체성을 추구하려는 자신이 있다. 그 두 존재는 내면적이고 본질적이어서 당연히도 삶의 가치를 스스로에게 부여할 수 있는 상황을 현실화하기 위해 경쟁한다. 경쟁의 결과가 어찌되었든 그 과정은 사람의 존재와 그것이 그려내는 형상에 다양성을 부여한다. 


안네의 일기는 1944년 8월 1일로 끝난다. 그녀는 마지막 일기일지도 모를 그날의 일기를 쓰면서 외면적 행태로 표현되는 자신과 '고양이(Kitty)'로써의 내면적 자신을 동시에 나타내는 용어로써 '모순 보따리(bunch of contradiction)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15세의 안네는 나찌라는 절대권력에 의해 빼앗긴 신체의 자유보다 진정한 자신의 표현형이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의 의식에 의해 전달되어질 수 없음을 고민했다. 마지막 일기를 쓰고서 3일 후 그녀와 식구들 및 같이 숨어있던 사람들은 나찌에 발견되어 벨젠(Belsen)수용소로 보내어졌다. 그리고 그녀는 그곳에서 장티푸스로 짧은 생을 마감한다. 


'생산된 생산수단(produced means of production)'의 등장으로 생산함수가 본원적 생산요소 이외의 형태를 인정하면서 인류는 더욱 더 구체적인 계급을 인식하게 되었다. 마르크스(K. Marx)의 자본론(Das Kapital)이 '자본'의 소유를 계급의 구분기준으로 확정하자 인간의 계급도 더욱 확연해 지는 듯 보였다. 민족과 영토라는 개념이 이를 따라 확실한 개념을 요구했고 국적(國籍)과 국가라는 단어들의 자신들의 형태를 역사가 확정해 주기를 원했다. 이런 조류가 '생산'과 '시장'이란 개념을 철학적 개념처럼 위장하자 인류사회는 컴퓨터 게임보다 구체적이지 못한 모호한 명목을 기준으로도 인간의 생명을 결정지울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대전을 통해 보여주었다. 


생산의 형태와 상품의 종류, 그리고 생산요소의 변화와 시장이 인간의 천부인권보다 우위에 있게 된 시대는 현대라는 이름으로 그 위대함을 드날리게 되었다. 그리고 역사는 이 시대에 종속된 사람들에게 시대적 흐름에 따른 이름을 가지길 원했다.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가 1차 세계대전을 통해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철학적 고민을 끝내기도 전에 2차 세계대전을 담당한 다음 세대는 참전을 정의로운 행위로 포장하는 기술로 만들었다. 그리하여 '위대한 세대(Great Generation)'로 명명된 이들은 2차 세계대전 중에 태어 난 세대를 안네 프랑크나 마틴루터 킹 목사 등 여러 형태의 죽음으로 내 모는 능력을 발휘해 결국 침묵을 택하는 대중으로 구성된 '침묵의 세대(Silent Generation)을 제조해 내었다. 


인류존재의 본질적 흐름은 '존재'라는 개념의 철학적 해석에 부응한 위대한 사람들의 가치의 현실화에 있어왔다. '철학'이 되었든, '사상'이 되었든, 아니면 '종교'가 되었든, '과학'이 되었든 존재의 가치를 확인하는 일은 교육적 성장배경과 묵상의 결과이다. 독일 경찰에게 발각되어 식구 모두가 수용소로 끌려가던 날 불안과 절망과 그래도 버릴 수 없는 희망으로 범벅되었을 15세의 소녀 안네 프랑크는 8월 4일의 그 순간에도 외면적으로 '발랄한' 자신과 내면적으로 'Kitty'인 자신을 고민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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