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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저(Voyagers)호와 교육개혁의 대강(大綱) 학교 및 사회교육개혁

2021. 11. 11(목) 동양일보 풍향계 논설문

보이저(Voyagers)호와 교육개혁의 대강(大綱)

한희송(에른스트 국제학교 교장)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크기나 길이 등을 위해 미터단위를 사용하는 것은 계산해 내는 사람이나 이를 읽는 사람에게 별 의미가 없는 작업이다. 149,597,870.696km라는 수가 있고 이 숫자에 206,000을 곱해서 약 30,817,161,426,000km라는 숫자를 만들어 보자. 보통의 세상에서 이것을 읽는 의미도 별로 없을뿐더러 이를 읽는 사람조차 찾기가 힘들 것이다. 그러나 첫 번째 숫자는 지구와 태양 간의 거리이며. 이를 1로 규정한 것이 천문단위(AU)다.


지난 6월 18일 아침 미국 메릴랜드주의 중앙우체국에서는 나사(NASA)와 미국 우편국이라는 서로 관계를 짓기 어려운 두 단체가 공동행사를 주재했다. 나사가 쏘아 올린 태양활동관측위성(SDO)에서 찍은 태양의 사진들을 우표로 발매하는 자리였다.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태양의 모습이라 믿기 힘든 색으로 묘사된 20개의 사진은 10장씩의 세트로 구성되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우편국은 매우 과학적인 해석이 필요한 이 행사에 대해 “우리가 사는 지구로부터 가장 가까운 항성(恒星)의 빛과 그 따뜻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인문학적 수사(修辭)를 붙였다.


원자(原子)는 핵과 그 주변의 전자(電子)로 구성되어 있다. 온도가 높을수록 전자의 활동은 커지고 임계점을 넘으면 전자는 자유전자가 되어 핵을 벗어난다. 전자가 모두 없어져서 핵만 남은 원자를 플라즈마(plazma)라고 한다. 태양권의 끝을 향해 여행해서 태양권궤면에 도달했다는 것을 아는 방법은 현재로써는 이곳에 가서 그 플라즈마의 온도를 재 보는 방법뿐이 없다.


세계표준시와 관련해서 기존 세대는 그리니치표준시(GMT)라는 단어에 애착을 갖는다. 그러나 이는 영국기준의 경도에서 하루가 시작하여 지구의 자전과 공전각도를 계산한 하루를 24시간으로 삼았다는 뜻이다. 시간이 자전과 공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은 매우 비과학적이다. 세슘133 원자의 기저상태 전자가 진동하는 주기는 3천년에 1초의 오차를 갖는다. 지금까지 국제도량형국(BIPM)이 찾은 가장 적은 오차를 갖은 세슘을 기준으로 시간을 표시하게 된 것을 협정세계시(UTC)라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44여년 전 지구의 과학자들은 목성과 토성 그리고 그들의 고리와 위성에 대해 아는 것 그리고 가능하면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인 해왕성까지 탐사하고 싶다는 욕구를 드러내었다. 여행자라는 의미의 보이저(Voyger)를 이름으로 하고 토성까지만 연구할 목적인 보이저 1호는 해왕성까지 가야 할 보이저 2호보다 빠른 속도로 우주를 여행할 것이어서 2호보다 늦게 하늘을 향했다. 그리하여 1호가 발사된 시간은 세계협정시로 1977년 9월 5일 12시 56분, 그리고 2호는 이보다 앞선 8월 20일 14시 29분이 되었다.


“코스모스”라는 책으로 유명한 칼 세이건(Carl Sagan)을 중심으로 뭉친 과학자들은 중대한 그러나 너무나 다행인 실수를 했다. 보이저 1,2호는 각각 토성과 해왕성까지 탐사한 후 우주의 쓰레기로 존재이유를 변경할 것이라고 계산했던 것이다. 그러나 2021년 11월 10일 오후 2시 50분을 현재로 하여 보이저 1호는 지구로부터 155.27691245 AU만큼 멀리 있다. 광속으로 달려도 21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이다. 그리고 지금 현재 성간우주에 진입한 이 녀석은 시속 6만2천km의 속도로 우리들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1980년 11월 12일 보이저 1호는 토성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대체 가정(假定)으로만 존재했던 토성 고리에 관한 의견들을 미세한 크기의 얼음들과 암석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로 통일했다. 보이저라는 우주탐사선에 대해 1파섹(parsec)의 크기만큼도 안 되는 정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장황한 용어들의 바다를 뒤져야 한다. 그러면 거기에 사람들이 붙인 수학과 과학과 사회와 인문학과 문화 예술이라는 지식의 플리즈마가 오롯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교육개혁이란 지금까지의 나눗셈으로 나누어 버린 과목들 이외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또 다른 것을, 또 다른 방법으로 찾는 일이 아니다. 그러한 행위로 아이들로부터 빼앗아 버린 지식과 생각의 플리즈마를 돌려주는 일이다.


교육개혁이란 교육을 더욱 강하게 인식하여 아이들에게 맞춤형 인생개척방법을 찾아 주는 행위가 아니다. 인식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며 자신의 의식을 따른 결과가 자신만의 삶의 모습을 만들어 내는 사람을 길러내는 일을 일컫는 용어가 교육이다. 교육의 본질적 의미를 실현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다만 보이저 형제가 토성과 해왕성까지를 여행의 마지막 거리로 오해한 것처럼 사람들의 인식의 한계가 교육에 대한 오해를 만들었을 뿐이다. 토성의 고리를 인간이 직접 보기 시작했던 날이 41년 전의 오늘이다. 우리는 얼마만큼의 오늘을 더 거쳐야 교육과 교육개혁의 본래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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