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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편지

 

전 과목 선생이 되기 위한 길-1

제가 3월들어 직업을 바꿨습니다..ㅎㅎ
이젠 영어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수학선생이 되고 과학선생도 되려고 결심했습니다. 물론 수학이나 과학은 예전부터 계속 책을 읽어 왔었지만 이제는 직접 가르치려고 공부합니다.
그런데 막상 가르치려니 ㅋㅋㅋ 쉽지 않네요..ㅠㅜ
전국에 계신 수학선생님들과 과학선생님들이 얼마나 대단하신 분들인지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다시 수학이나 과학을 공부하다보니 느낀 또 하나가 있습니다. 학창시절에 이해 못하고 풀지 못했던 문제나 개념은 지금도 이해가 안간다는 겁니다..ㅠㅠ 완전 좌절모드...
지난 20년간 저의 머리는 단 한발작도 진전을 못했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세월이 무섭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정말 하루도 헛되이 보내지 말고 공부해야 겠습니다.


지금부터 저의 하루 하루 에피소드를 소개하겠습니다..ㅋㅋ

어제는 고1 남자아이가 저에게 와서는 학교에서 지구과학과 물리를 수업한다고 합니다. 한 걱정을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용기를 준답시고,

"그거 쉬워 별거 아냐..."

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개뿔...쉽기는 뭐가 쉬워...ㅠㅜ' 하며 한숨이 절로 나오더군요.. 아직 고1 과학도 암기하고 문제풀 것이 많은데 물리와 지구과학이라니...

제가 이렇게 걱정을 하는데 또 한 녀석은 자기네는 화학과 생명과학(생물)을 한다고 하네요. 저는 자신있게...
"그까짓 것 그냥 하면되지 뭘...." 라고 말 했지만
(뭐...?! 지금 나보고 그것까지 알려 달라는 거냐? 날 아주 죽일 셈이구나...)

눈 앞이 캄캄해 졌습니다. 이를 어쩌나...

고3 녀석은 저에게 와서 ...
"쎔...쌍극자가 뭐에요? 이해가 안가요..."(가슴이 덜컥..~~ 하지만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이눔아...아직도 그걸 이해 못하고 있으면 어쩌니...쌍극자가 별거 아냐...~~~~"

설명을 하면서도 가슴이 벌렁 벌렁..ㅋㅋ

간신히 제가 설명을 마치자 고1들이 다시 다가 와서는

"부분집합의 개수 구하는 거 너무 어려워요...."
(나도 모르겠다 임마...ㅠ)
"복소수가 도데체 무슨 말이에요"
(내 속처럼 복잡하다는 뜻이다)
"순환소수는 어떻게 분수로 만들어요?"
(그게 고딩할 질문이냐)
"쎔 명제에서 부정과 이는 같은거 아닌 가요~?"
(뭐뭐뭐? 뭐라고~?)
"허블법칙 그래프가 이해가 안가요.."
(어쩌라고...ㅠㅜ)
"원자, 분자도 모르겠는데 코크지 쿼큰지 이건 뭐에요"
(난 니 머리속이 이해가 안가)
"조립제법은 왜 배워요?"
(헐 벌써 진도가 거기까지 나갔냐..)

제가 정신 없이 질문을 받고 끙끙대며 설명을 간신히 마치자 조용히 앉아 눈치보던 중2학생이 질문을 합니다.
"샘..... 물이 잃은 열량하고 금속이 얻은 열량을 잘 모르겠어요..."
(으어엉....)
"야...너 진짜...물이 얻은 열량이고 금속이 잃은 열량이겠지~~"
"아 그러네요...ㅎㅎ"

그러자 중1도 순서를 기다렸다가 질문 합니다.
"선생님, 소인수분해 어떻게 하는 거에요?"
"지금 소인수분해만 한달째 하고 있다....정말 너무하네"
또 다른 녀석이....
"쎔....지각의 구성요소가 활석, 석고, 방해석~~~"
"그건 모스 굳기 비교한거고.."

 그러자마자 폭풍질문이 이어집니다.
"선생님, 셰일에 변성암이 현무암이죠?"
"셈 대기권하고 기권하고 뭐가 달라요?"
"최대 공약수와 최소공배수 중에 최대공약수가 더 큰거죠"
"오차의 한계, 어떻게 구해요?"
"제곱근9와 9의 제곱근은 뭐가 달라요? 헷갈려요.."
"샘...영어 1과 본문 암기해요?"
"루3하고 루트5는 수직선에 어떻게 표현해요?"
"비열...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마이너스 루트 마이너스 8의 제곱은 답이 뭐에요?"
(................ㅜㅠ)

이때 고딩이 슬쩍 껴서 질문합니다.
"저기요..우주 나이 구하는 거요..."

순간 제가 불끈했습니다...
"고딩....!!!!  이따가 와...지금 내 머리가 활화산이야..."


정말이지 정신이 하나도 없고 진이 다 빠졌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는데 몸이 천근 만근입니다. 그때 순간적으로 초등4학년이 물어봤던 질문이 떠오르더군요...
'1023456978보다 작은 수가 몇개냐는데 이게 뭔 소리에요~???'

이건 또 뭔소리인지...ㅋㅋ  저도 모르게 담배를 물더군요...그리고는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으로 택시를 잡아 타고 집에 왔습니다.

아~ 오늘은 또 무슨일이 벌어지려는지.... 궁굼하신가요~? ㅎㅎ

그럼 내일까지 기다려 주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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